의대교수들 '사직 효력' 첫날…대거 이탈 없지만 환자 불안

입력 2024-04-25 18:39   수정 2024-04-26 00:57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발해 의대 교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한 ‘디데이’가 됐지만 무더기 사직 행렬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 현장에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교수 사직 탓에 수술이나 검사, 외래진료 일정 등이 조정된 사례는 없었다. 다른 서울 주요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한 연세대 의대 교수는 “지난달 25일 사직서를 일괄 제출해 오늘부터 사직 상태지만 정상 진료하고 있다”며 “오는 30일 하루 휴진하고 이후 센터 소속 교수들이 1주일에 하루씩 돌아가면서 휴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은 대학별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게 교수들의 주장이다. 교수 상당수는 집단 사직서를 비대위에 제출했다. 일부는 의대 학장에게도 전달됐다. 다만 이런 사직서가 효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최용수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미개봉’ 익명 상태라 유효성이 있는지 자문하고 있다”며 “현재는 성대 의대 사직서 효력이 다음달 1일부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법적 효력이 생긴 사직서는 없다고 했다. 아직까진 교수들이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 대학병원 인사 담당자는 “교수 사직서가 효력을 갖추려면 임상과장, 주임교수, 진료부원장, 행정부원장, 병원장 사인을 받은 뒤 대학으로 넘어가 의대 학장, 의무부총장, 대학 총장 결재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아직 뚜렷한 움직임이 없지만 ‘폭풍전야’라고 평가했다. 일부가 사직 행렬에 불을 댕기면 언제든 도미노처럼 집단행동이 시작될 수 있어서다. 환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암환자 보호자는 “가족을 잃을까 봐 매일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남의 생명을 걸고 싸우는 걸 보면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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